상표·상호

'아빠'관련 상표 출원 급증 - 저출산 극복 위한 '아빠 응원'의 물결

특허광장 2021. 3. 19. 09:57

저출산 문제는 세계적인 문제가 된 지 오래입니다. 과거 폭발적인 인구 증가를 막기 위해 인구 억제 정책을 펼쳤던 많은 나라들이 오늘날 줄어드는 인구를 늘리기 위해 출산 장려 정책을 펼치고 있으니까요. 우리나라 역시 이런 케이스에 속합니다. 혼인율과 혼인건수가 갈수록 떨어지고 초혼연령이 높아지면서, 자연히 낮아진 출산율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대한민국이 풀어야 할 숙제가 되었습니다.

저출산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여성의 사회 진출 확대, 교육과 생활 수준의 향상, 결혼·가족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 일과 가정 양립에 대한 어려움, 육아에 대한 부담 등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죠. 이중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자주 거론되었던 건 건 육아에 대한 부담입니다. 육아는 남성의 영역이 아니라는 가부장적 가치관을 수십 년간 벗어나지 못해온 탓에, 사회의 변화 속에서도 여성만이 가사와 육아를 전담하는 구조가 뒤바뀌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여성에게만 쏠리는 과중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남성은 돈을 벌어오고 여성은 집안일 전반을 책임진다'라는 인식은 하루빨리 전환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 (출처: MBC) >

'남성도 육아에 참여하는 게 자연스럽다'라는 인식이 대중에게 퍼지기 시작한 건 2013년 무렵입니다. 아빠들의 육아를 소재로 한 TV 프로그램들이 잇따라 등장해 큰 인기를 모으며 아빠의 육아는 더 이상 부자연스럽거나 '남자답지 못한 행위'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아이의 정서발달'이나 '엄마의 부담 완화' 등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동시에, 소원했던 아이와의 사이를 되돌리며 아빠로서의 자아를 회복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지게 되었죠. 육아하는 아빠, 일명 '육아빠'가 사회적 트렌드로 본격화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육아빠'가 되기 위해, 아빠들은 가정은 물론 가정 밖에서도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유아용 의류나 기저귀, 유모차 등의 육아용품 구입은 물론 관련 서비스도 꼼꼼하게 챙기게 된 건데요. 이런 흐름을 민감하게 읽어낸 업체들은 그동안 미미한 수준에 그쳤던 '아빠 상표(아빠, 대디 등 관련 문구가 포함된 상표)' 출원을 점차 늘리게 됩니다. 그 결과 2010년까지 연평균 56건에 그쳤던 '아빠 상표' 출원은 2013년부터 급증해 지난해 무려 180건에 달했죠. 물론 아직은 '엄마 상표'를 따라갈 순 없지만, 그 성장세는 분명한 의미로 다가옵니다.

< (출처: 네이트 판) >

최근 온라인을 뜨겁게 달군 이 사진은 '아빠 상표'의 현주소를 짐작하게 합니다. 한 육아용품 전문 브랜드에서 아기와 초보 아빠의 아기띠 착용감 테스트를 진행하던 게 네티즌에게 포착된 건데요.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진이 올라오자마자 사람들은 '아빠들의 대세 아이템은 아기띠!'를 외치며 환호했습니다. 특히 사진을 본 아빠들은 '어디서 판매하는 아기띠인지 궁금하다'며 꼭 사고 싶다는 반응을 보여, 육아용품에 대한 관심이 엄마 못지않음을 증명했죠. 일반인 모델을 기용해 단순 테스트를 진행했던 업체는 사진 몇 장 덕분에 뜨거운 관심을 받게 되어 기뻐했다고 전해집니다.

저출산 극복을 위한 해결책을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결국 '아빠'와 '엄마'에게 도달합니다. 그런 점에서, '육아빠'를 위한 '아빠 상표' 출원 증가는 아빠를 응원하는 사회 전체의 목소리를 반영한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육아란 아빠와 엄마가 함께하는 행위란 걸 자각하는 아빠가 늘어날수록, 그리고 이들의 등을 밀어주는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할수록 저출산의 장벽을 찢는 아기 울음소리도 그만큼 커지지 않을까요? (자료인용 : 특허청 블로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