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상호

전통된장학교 '제주 물마루'에도 지식재산이!

특허광장 2021. 2. 27. 10:20

-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얻은 특허! 의지의 여성 농업인을 만나다

제주시 한림읍 대림리 농촌 마을에 “지식재산권을 보유한 여성 농업인이 있다”고 하여 방문해봤습니다. 그곳에서 '제주 물마루 된장학교' 부정선 대표님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된장, 고추창, 간장 등 장(醬) 류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노력의 결과로 특별한 노하우와 보존 방법을 터득했다고 합니다.

< 제주 물마루 된장학교의 '보물항아리' 장독대 >

'제주 물마루 된장학교'는 2003년 부정선 대표가 마을 부녀회장으로 지낼 당시에, ‘생활개선회’라는 봉사 활동이 시범사업회로 선정 되며 시작됐습니다. 지역 특산물인 유기농 콩으로 '선돌(대림리) 된장공장'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사업 착수 이후에도 주변의 조언과 시행착오를 따르며 메주 발효에 적절한 온도와 습도 등을 찾아 나갔습니다. 그 결과 "물마루만의 된장 맛"이라는 특별한 발효기술을 개발했죠.

발효 비법 습득에 힘입은 부 대표는 제주 특산물인 '감귤'과 직접 재배한 '브로콜리'를 된장 숙성 과정에 투입해 또 다른 된장을 개발했습니다. 이어 감귤을 발효한 '물마루 감귤 된장'과 '물마루 감귤 고추장' 등 감귤 제품을 상표로 등록했습니다. 하지만 브로콜리 된장은 이미 다른 업체에서 상표등록을 한 상태였기 때문에 상표등록으로 이어지지는 못했죠. 

발효 비법 및 상표권 획득으로 사업이 잘 진행되는 듯했지만, 초기에는 판매 경로를 확보하지 못해 파산 위기에까지 이르기도 했다는데요. 2005년 ‘농촌지도소 기술센터의 성공사례 발표’에서 전자상거래에 관한 정보를 습득! 2006년에 홈페이지를 개설해 정식 판매를 시작하며 사정이 나아졌습니다. 끊임없는 제품개발과 전자상거래 판로 개척의 성과로 2006년에는 농림수산부 장관 기술개발 표창을 수상했습니다.

< '물마루 감귤 된장 및 고추장'의 상표등록증과 표창장 (부정선 대표 제공) >

'물마루 발효 된장'의 노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는데요. 축적된 비법으로 자체 생산해왔던 유기농 브로콜리를 이용해 '브로콜리 분말 청국장'을 발명했습니다. 부 대표는 발명으로 그치지 않고 해당 제품 및 기술에 대한 권리를 보호받고자 특허 출원을 진행했는데요. 특허 출원 단계를 거쳐 2007년에는 '브로콜리 분말 청국장 및 그의 제조 방법'으로 특허 등록까지 완료된 상태입니다.

특허정보 검색 서비스인 '키프리스'에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특허받은 '브로콜리 청국장' 비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물 100 중량부에 브로콜리 0.5~3 중량부, 무 0.5~3 중량부, 양파 0.5~3 중량부, 버섯 0.5~3 중량부, 멸치 0.5~3 중량부, 새우 0.5~3 중량부 및 다시마 0.5~3 중량부를 넣고 2~4 시간 동안 끓이는 육수 제조 단계
② 물 100 중량부에 콩 20~50 중량부를 담그고 3~10 시간 동안 정치시켜 콩을 불리는 단계
③ 상기에서 제조된 육수 100 중량부에 상기에서 불린 콩 20~50 중량부를 넣고 약한 불에서 뭉근히 3~5 시간 동안 삶는 단계
④ 상기 삶은 콩을 볏짚, 숯 및 솔잎과 함께 1~3일 동안 40~50℃에 정치시켜 발효시키는 단계
⑤ 상기 발효된 청국장을 건조 및 분쇄시켜 청국장 분말을 제조하는 단계
⑥ 브로콜리를 건조 및 분쇄시켜 브로콜리 분말을 제조하는 단계
⑦ 상기 청국장 분말 85~95 중량% 및 상기 브로콜리 분말 5~15 중량%를 혼합하는 단계

< 출처: 특허청 키프리스 홈페이지 >

장(醬) 류의 기술 개발과 함께 생산 및 판매에 관한 정보를 얻고자 제주특별자치도, 농촌진흥청, 생활개선중앙회, 한국식품연구원 등의 교육과 연수에도 열심히 참석했는데요. 이와 같은 노력으로 얻은 정보들을 바탕으로 '제주 물마루 된장'은 여러 정부부처의 표창은 물론 한국식품연구원으로부터 품질인증까지 받았습니다.

2017년에는 (농촌에서의 활동으로) 기여한 바를 인정받아 '대한민국의정대상 및 인물대상' 고객만족경영(전통식품)부분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부 대표는 “제품의 품질과 생산 단계는 안정기에 들었으나 아직 판로 문제가 많다"라고 하는데요. 직접 개발·생산·판매에 나서며 2015년에는 야채수를 유효성분으로 한 '야채수 간장 및 된장'을 발명하기도 했습니다. 2018년 1월 해당 기술을 이용한 간장은 영양성 및 풍미가 향상되는 이점으로 특허 등록까지 완료했습니다. 지난 2월에는 한국식품연구원 심사 기준을 통과해 '전통식품 품질 인증서'를 획득했습니다.

'야채수를 이용한 간장 제조 방법'에 대한 공개된 특허 정보에 따르면 그 비법은 아래와 같습니다.  

① 야채수와 콩을 1~5시간 동안 삶은 후, 30분~3시간 동안 뜸 들이기
② 삶아진 콩을 분쇄하여 메주로 성형
③ 성형한 메주를 5~9일간 겉 말리기
④ 겉말린 메주를 10~20℃에서 10~20일간 발효시키기
⑤ 발효한 메주를 15~25일간 1~10℃에서 건조하기
⑥ 건조한 메주를 야채수 소금물에 담가 100~200일간 1차 숙성시키기
⑦ 고형분을 건져낸 후 간장을 1년 이상 2차 숙성시키기

부 대표의 노력의 결실은 이로 끝나지 않았는데요. 지난 4월 19일에는 상기와 같은 농촌에서 노력과 발명 등의 실적으로 사단법인 과학선현 장영실선생 기념사업회로부터 ‘장영실 국제과학 문화상(전통장류 분야) 전통과학농업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 야채수를 이용한 간장 제조방법 특허 등록 내용 (출처: 특허청 키프리스) >
< '야채수를 이용한 간장제조방법' 특허증 / 전통식품 품질인증서 (부정선 대표 제공) >

앞서 부 대표를 '제주 물마루 된장학교'의 대표님이라고 소개해드렸는데요. '제주 물마루 된장'을 발명한 부 대표는 전통장류 제조·판매와 함께 제품명에 '학교'라는 단어를 붙여 체험장을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는 ‘화학가공 제품에 익숙한 신세대들에게 발효문화의 우리 전통된장을 가르쳐야겠다’는 절실한 마음으로 개설한 것인데요. 제주도 내의 학생과 도민들은 물론, 외국인들도 물마루 학교를 찾아 된장을 직접 만들고 맛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또한, 학교나 단체에서 전통된장에 대한 강연도 하며 우리나라 발효 문화의 가치를 전파하고 있는데요. 2015년 8월부터는 도내 학교급식에 친환경 유기농 발효 된장을 공급해오며 그 수를 점차 늘려가고 있습니다.

< 물마루 된장학교 체험학습 (제주 물마루에서 제공) >

'제주 물마루 된장'은 사회적 기업의 면모도 갖추고 있었는데요. 명절이나 어버이날 등에 마을잔치에 선물을 하거나 후천적장애인협회, 농아협회, 지체장애인협회가 선정한 100가구에 밑반찬을 제공하며 지역사회에 필요한 ‘사회적 기업’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부 대표는 야심찬 사업 계획도 갖고 있었는데요. “2020년까지 회사를 키운 뒤, 2021년부터는 회사의 성장보다는 농촌과 지역주민들을 위한 (온 마을이 함께 일하고 생활하는) 더불어 사는 복지를 실현하는 사회적 기업으로 운영하겠다"라며 포부를 말해줬습니다.

'제주 물마루 된장학교'의 부 대표와의 시간을 통해 “끊임없는 기술 연구와 노력이 낳은 지식재산이 바로 여기 농촌에서 사회적 복지로 꽃피우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부정선 대표의 진솔하고 당찬 계획대로 모든 바람이 이루어지길 바라며, 전통발효 관련 지식재산 및 우리 문화의 가치를 꾸준히 전수해주길 바랍니다. (자료인용 : 특허청 블로그)